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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021. 9. 23. 19:58

 

 

탈영병 잡는 군인 D.P, 그 추적의 기록.
이것은 내가 누군가의 아들을, 형제를, 연인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D.P 개의날(원작 웹툰)



부모님들이 아들을 군대 보낼 때의 슬픔, 우는 장면들을 볼 때 잘 와닿지가 않았었다. 사랑하는 아들을 2년간 못 볼 거라 슬프시겠구나... 그 정도 감정 읽기가 끝이었는데 D.P를 보고 나서 군인들의 입장에서, 아들을 가진 부모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단순하게 '군대'는 청춘을 2년이나 흘러보내야하는 곳이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하며 훈련받는 나름의 가치가 있는 곳이라 생각해왔는데, 군대는 그런 단순한 개념을 뛰어넘는 곳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군인 입장에서 군대라는 곳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곳일 수도 있겠구나... 어떤 종류의(?) 선임과 동기를 만날지 모르니 말이다. 먹고자고 24시간 함께 생활할테니 말 다 했지...

부모 입장에선 내 아이가 군대라는 또 다른 사회에서 잘 버텨낼 수 있을지, 내 아이가 그럴만한 사람인지, 이상한 사람이 괴롭히진 않을지 온갖 걱정거리를 가져다주는 곳. 군대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사람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괴롭히며 못 견디게 만들 수 있는 곳이니까.

'탈영'에 대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선입관도 바뀌게 되었다. '탈영병'을 단순히 군대라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부적응자'로 치부했던 과거의 내가 너무나 멍청하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세상에 그런 인과관계없는 갈굼이 있는지 꿈에도 몰랐다. 얼굴에 더러운 가래침을 뱉는다던가 대공포 발사쇼를 요구하는 장면은 역겨움 그 자체. 내가 만약 그런 짓을 당했다면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을지도.

내가 살아왔던 세상이, 살고 있는 세상만이 살만한 곳이란 걸 깨달았다. 동시대를 살아도 보이지 않는 이면의 세계가 존재하구나. 우리 부모님의 울타리가 견고했구나.

확실히 사람은 스스로 깨닫기 어려운 것 같다. 누군가 말을 해줘야만 갇혀있던 관점에서 벗어나 시야가 넓어질 수 있고, 그게 아니라면 간접 경험으로라도 배우고 익히며 깨달아야 한다.

또한 슬프게도... 당사자가 겪었을 그 고통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하면 절대로 알지 못한다. 영화 D.P를 통해 군인, 탈영병들의 상황을 이해해보려 노력할 수는 있어도, 실제 당사자의 고통은 어떠했을지 감히 짐작조차할 수 없으리란 사실이 너무 슬프게 다가왔다.

네이버 평점: 8.27
(21.07.11 기준)
스토리 ★★★☆☆
연기 ★★★★☆
영상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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